카테고리 없음

2025 봄 가족여행 4: Izu peninsula Shimoda City( 下田市)

justa 2025. 5. 8. 11:20

2025년 5월 2일 금요일 하루 종일 비바람이 심함

 

source: https://ko.wikipedia.org/wiki/%EC%8B%9C%EB%AA%A8%EB%8B%A4%EC%8B%9C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오는 날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충 세수만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원래 아침을 가장 많이 먹고 좋아하는지라 차려준 아침을 모두 잘 먹었다. 어젯밤 과식의 여파가 살짝 있었지만, 다행히 위가 잘 버텨 주었다. 

저 냄비속에 3장의 베이컨과 계란, 브로콜리 2점이 있었음.

 

오늘은 이즈반도의 가장 끝에 있는 시모다(下田) 시까지 가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2년 전 여행에 이어 이즈 반도를 모두 둘러보는 것. 이제 시모다만 찍으면 된다고 두 부자가 신나서 떠든다. 아이고, 무슨 게임의 던전을 깨는 것인지... 바람과 비가 점점 심해져서 바다가 가득가득 하늘까지 차서 땅으로 쏟아질 듯하다. 쓰나미가 진짜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들이 산 등성이에 모여있는 이유가 실감이 난다. 

기억나지 않은 00 공원에 갔으나 비바람이 너무 세서 차 안에서 쏟아지는 비와 거대한 파도를 잠시 구경했다. 이미 점심시간이 다되어서 시모다시로 일단 들어가기로 했다. 차안에서 아들이 검색해서 'ANDAND'라는 카페를 찾았다. 

이름이 생각안나는 공원. 바람이 너무 세서 차가 흔들거린다. 

ANDAND 카페 입구가 너무 예뻣는데 비가 너무 세차서 못 찍었다.
SOURCE: ANDAND 웹페이지에서 찾은 입구 사진

 

춥고, 배고프고...ㅎㅎ 사실 배는 전혀 고프지 않았다. 따뜻한 음료가 필요한 우리 3인은 아들은 자스민 차를 남편은 두유로 만든 라떼가 뭔지도 모르고 나를 따라 주문했다. 함께 주문한 브라우니도 차도 라떼에 가라앉아 있는 커피도 모두 최상의 맛이었다. 주인(사실 주인인지 잘 모름)중 한 분이 교포 3세라고 해서 너 정겨웠다. 감각적이고 고급진 맛과 분위기를 가진 카페를 만나게 되어 행운이었다. 

 

카페는 운하를 따라 지어진 옛 창고를 개조한 곳이었다. 그곳에서는 운하 건너편의 케이블카 승강장이 보였다. 비가 많이 내려 케이블카가 운행 중인지 확인하러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운행 중이었고, 흔들리는 케이블카에 우리 세 식구만 탑승해 전망대로 올랐다. 바람이 몹시 강해 테무에서 산 우산이 부러졌고, 방수 기능이 있는 봄 코트를 챙겨 간 것이 선견지명이라며 부러움을 샀다.ㅎㅎ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본 'andand' 파란색 네모가 바로 그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중. 흔들흔들

우리식구만 타고 있는 케이블카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 이곳이 과거 에도 막부 말기에 미국의 페리 제독이 흑선을 이끌고 나타나 개항을 강요했던 장소라는 설명을 보았다. 그가 걸었다는 산책로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페리제독의 산책로까지는 가지 못하고, 전망대까지만 오르기로 했다.

 

전망대로 안내하는 이정표

바람이 너무 세다.

원래 이 곳에서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여야 하는데 안개속에 쌓여있다. 

바람이 휙 불때 마다 멀리 바다가 살짝 보였다.

전망대 오르는 작은 연못에 비단잉어가 있었다.

뭔가 귀요워서 

 

전망대에는 절집같은 공간이 있었고, 그 곳에 많은 지장보살상이 놓여 있었다. 일본의 지장보살은 우리나라의 천하대장군처럼 마을과 사람들을 지켜주는 수호자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저 빨간 치마(혹은 턱받이?)가 참 귀엽다. 붉은색은 삿된 기운을 막아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지장보살에게 이렇게 빨간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한다. . 

귀요미 지장보살

페리제독의 흑선을 발견한 장소에 앙증맞기까지 한 대포가 놓여있었다. 흑선과 이 대포와의 대결... 결과는 개항이었다! 

서둘러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사이 빗줄기가 가늘어졌지만 바람은 더욱 세져 이렇게 이제 바다가 잘 보였다. 

 

 

 

이제 시모다시를 상징하는 기념품 흑선모양의 인형과 라멘, 만쥬 등을 구입하니 우리가 그동네 큰손이 되었다. ㅎㅎ 

 

 

 

돌아와 저녁 식사 전에 온천에 들렀더니, 비바람에 지친 몸의 피로가 말끔히 풀렸다. 저녁은 조개탕과 함께 간단하지만 맛있는 식사였다. 이제 내일이면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네다 공항에서 아들의 모습을 기다리며 두근거리던 마음은, 어느새 조금은 쓸쓸해진다. 남편도 같은 마음인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혼잣말을 한다.

아들과 함께한 4일차가 지났다. 오늘도 재미있었다.